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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라이즈,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by 무엇이든 읽음 202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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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돌아와서 고담을 구한 배트맨

배트맨, 그 대서사시의 결말

배트맨 3부작의 마지막, Dark knight rise는 앞서의 거대한 스토리를 잘 마무리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서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비 덴트 검사의 살인 누명을 쓰고 고담에서 자취를 감춘 배트맨은 고담시의 치안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 영웅으로 남은 하비 덴트를 기리는 특별법으로 고담시는 법치를 통한 평화를 되찾는 것처럼 보인다. 브루스 웨인의 오랜 집사인 알프레드는 그간 모시고 살던 브루스의 나이와 건강이 걱정되어 이제는 스스로를 돌보기를 원한다. 하지만, 8년 만에 갑자기 등장하고 도시를 다시 망가뜨리려는 악당 베인의 등장으로 브루스는 배트맨으로의 복귀를 결심한다. 그 와중에 베인은 브루스의 지문을 채취하고, 금융거래소를 공격해서 주가조작으로 브루스를 파산시켜버린다. 배트맨의 유일한 초능력이라고 불리던 '자금력'을 없애버린 것이다. 히어로의 슈퍼파워가 사라지고, 나이를 먹어 신체적인 능력조차 떨어지는 배트맨은 베인의 공격으로 척추가 부러지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단 한 명의 여자아이만 탈출한 감옥에서 부상을 치료하면서 결국 감옥에서 탈출한 브루스는 다시 고담으로 돌아와서 배트맨이 된다. 베인과의 대결에서 이기려는 순간, 연인이라 생각했던 미란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다시 위기에 처하지만, 셀리나의 도움으로 베인을 물리친다. 미란다가 운반하는 원자폭탄을 배트맨은 더 배트에 싣고 해상에서 터뜨린다. 죽은 것으로 알려진 브루스는 새 연인 셀리나와 함께 휴가 중인 알프레드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톰하디의 베인. 베인이 배트카를 밟고 서있다(Rise).

배트맨은 영원하지만, 브루스 웨인은 늙어간다

배트맨의 집사, 알프레드는 내 기억에서도 원래 할아버지였다. 그의 모습은 시리즈 안에서도 계속 늙어갔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도 시간이 많이 흐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의도적으로 브루스의 노화에 대해서 계속 언급한다. 진료를 받는 브루스에게 의사는 '연골이 다 닳아 없어졌고, 결투로 인해 뇌손상도 있고, 신장 기능도 망가져서 건강이 아주 좋지 않은 상태'라는 진단을 내린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에서 블레이크(조셉 골든 레빗)에게 자신의 배트 케이브와 배트 슈트 등을 넘겨주면서 배트맨의 역할을 상속(?)시키는 장면을 넣었다. 배트맨도 사람인지라 영원히 퍼포먼스를 낼 수는 없다. 배트맨의 초능력인 '돈'도 베인에게 주가조작을 당해서 거덜 나지만 않았다면, 자본주의의 끝판왕인 브루스 웨인의 초능력은 계속 커져서 강해지기만 할 것이었다. 배트맨의 슈트와 장비들도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장비들을 착용하고 직접 싸워야 하는 배트맨 속의 인간, 브루스 웨인 자신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점점 강해지기만 할 상황이었다. 결국 베인과 미란다와의 대결을 마무리한 후 은퇴하는 브루스 웨인은 셀리나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선택한다. 직장인(그룹 회장)으로서 은퇴하기에는 이른 나이일 수도 있지만, 배트맨으로서의 삶에서는 로빈을 후계자로 정하고 은퇴한 것이다. 

영웅들의 봉기(RISE)

다크나이트(Dark knight)는 어두운 색의 기사라고 직역할 수 있다. 어두운 색은 당연히 배트맨의 검은 슈트라고 생각했다. 2부에서까지 고전하던 배트맨, 사라져 있던 배트맨이 다시 3부에서 재등장해서 화려한 활동을 보여주는 건가 기대를 했으나, 영화를 보는 동안 자주 등장했던 장면들을 돌이켜보면 그 dark knight들은 배트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정받지 못하는 공권력과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찰들, 힘없는 당하고만 살던 소시민들이 모두 사회의 어두운 면에 가려져있던 다크 나이트들이었다. 또, 감옥에 갇혀서 사회에서 격리당하고, 한 번 전과자로 낙인찍히면 그 기록 때문에 다시는 밝은 사회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범죄자들도 사회의 다크한 부분의 구성원들이었다. Rise는 봉기다. 유독 영화에서는 봉기하는 느낌의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우리가 '농민 봉기', '민중 봉기'라고 많이 쓰는 말이다. '봉기'는 벌 떼처럼 떼 지어 세차게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 정의를 수호하려는 배트맨과 함께 하는 수많은 경찰과 시민들의 봉기가 있다. 또 베인을 위시로 감옥에 갇혀있던 범죄자들, 전과자들이 그들의 세를 키우기 위해서 봉기하는 장면이 있다. 감독은 이런 의도를 강화하기 위해서 배우들이 팔을 하늘로 치켜드는 장면을 많이 집어넣었다. 볼 때마다 새로운 생각과 관점을 주는 배트맨이 로빈의 배트맨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돌아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기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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