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그롬 (Major Grom)은 그롬 소령
넷프릭스 단독 영화인 '메이저 그롬'은 러시아 영화다. 그롬 형사는 메이저라고 불리는데, 메이저는 '공군의 소령' 계급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는 여기저기 사고를 치지만, 범인 검거율은 상당히 높은 형사인데, 경찰청장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픈 그런 존재이다. 자기 맡은 바(범인 검거)를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는 스타일의 그롬 메이저 그롬은 고아인 소녀를 차 사고로 죽인 갑부의 아들을 검거한다. 그는 죄 없는 소녀를 죽게 했지만, 무죄로 풀려난다. 그롬은 크게 분노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날 밤 그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그가 도착한 곳에서 플라그 닥터의 마스크를 쓴 사람이 갑부의 아들을 화형 시키는 것을 목격한다. 한편, SNS에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한 세르게이와 올레크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세상에 분개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론칭한 서비스는 부도덕한 재벌들을 처단하는 영상이 공유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사람들은 플라그 닥터에게 동조하기 시작한다. 그롬은 경찰을 사임한 후 단독으로 플라드 닥터를 추적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올레크가 플라그 닥터임을 알게 된다. 세르게이는 폭주하는 올레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며 당황하고, 그롬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어 세르게이를 만나러 간다. 세르게이에게 진실(스포일러)을 알려준 그롬을 공격하고 옷과 장비를 그롬에게 입혀 누명을 씌우려 한다. 함정에 빠진 그롬을 율리나가 구해주고, 함께 세르게이를 찾아가 진실을 밝히는 장면을 녹화한다. 결국 진실을 밝혀내고, 세르게이는 수감되는 것으로 영화는 마친다. 세르게이나 그롬은 둘 다 그가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서 절차와 법 등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한쪽은 선, 한쪽은 악을 대표하기는 하지만, 사회나 조직과 좌충우돌한다는 점에서는 그럴 수 있다는 개연성을 갖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플레이그 닥터(Plague Doctor)는 역병을 치료하는 의사
작품 중 세르게이가 착용하고 나오는 까마귀 모양의 가면은 'plague doctor' 마스크이다. 이 마스크는 중세 유럽에서 전염병을 치료하고, 방역하는 의사들이 착용하던 방독면 같은 마스크이다. 1600년도 초에 프랑스에 발명된 마스크로 까마귀 부리 모양의 가면과 검은 코트의 복장으로 까마귀 코스프레 느낌이 있다. 마스크의 새부리 모양으로 튀어나온 곳의 내부에는 향료와 소독 기능이 있다고 믿는 허브, 약초를 넣어 소독 효과를 기대했다. 끝에는 숨구멍도 있었으며, 눈 부분은 유리 렌즈로 시야를 확보했다. 환자와의 접촉 자체를 최소화해서 감염이 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가죽으로 만든 옷은 상하의가 붙은 원피스 같은 형태였고, 옷 자체는 다시 밀랍으로 코팅되었다. 손과 발은 모두 가죽 장갑과 장화를 착용했고, 모자는 우리나라의 갓처럼 머리가 높고 챙이 아주 넓었다. 이런 복장으로 길을 다니면,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어서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 기다란 지팡이를 들고 다니면서 오염물질이나 환자에 직접 손대는 것을 피하려 했다. 때로는 신의 분노로 질병을 앓고 있(다고 믿)는 환자들을 신을 대신해서 막대기로 때려서 죄를 씻어주는 행위로 치료를 하려고도 했다. 현대에서는 역병(페스트 등)을 이겨낸 승리의 상징으로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 버전의 파이트 클럽 같다
1999년 개봉했던 파이트 클럽(브레드 피트, 에드워드 노턴)의 러시아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억눌린 욕망과 현실의 간극에서 자아가 분열되어 또 다른 자아와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유사한 플롯을 엿볼 수 있었다. 파이트 클럽에서 삶의 무료함을 느끼지만, 안정적인 삶 속에서 소비를 즐기면서 살아가던 에드워드 노턴(주인공)이 자신의 욕망이 투영된 브래드 피트(타일러)를 만나게 되면서(자아를 분열시키면서) 세를 모으는 이야기다. 거의 군대 수준의 세력을 모으고 타일러는 도시 전복 계획인 프로젝트 메이험을 계획한다. 주인공은 타일러의 이 계획을 막고자 동분서주하는데, 어떤 도시에서 파이트 클럽의 멤버가 주인공을 '타일러'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자신이 인격이 분리되어 있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타일러와 싸우기 위해서 권총 자살까지 시도하지만, 결국 타일러는 주인공을 밀어낸다. 프레이그 닥터는 그롬이 자아분열을 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아분열이 된 세르게이와 맞서는 영화였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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