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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윈도, 광장공포증

by 무엇이든 읽음 2021.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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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은 그 사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써야 하는가

정신 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있을 때, 그들의 진술을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믿지 않는다. 특히 그 사람이 증상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약물의 부작용 혹은 작용 때문에 자기 자신도 스스로 보거나 들었던 사실을 그대로 믿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영화에서 광장 공포증을 앓고 있는 애나는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지만, 약물 복용을 하는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경찰과 주민들은 그의 진술을 믿지 못한다. 주인공이 보고 듣는 것들이 실제인지 환각인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 후 영화는 두뇌싸움을 하는 심리 스릴러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주인공 때문에 영화의 대부분은 집 내부에서만 동선을 소화하고 관객들에게는 갑갑함을 안긴다. 특히 인물의 설정상 애나는 심리 상담가이고 에단은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 에단이 안나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애나가 에단에게 고민과 고통을 쏟아내는 것은 캐릭터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배치로 보인다. 영화와 원작 소설에서 많이 등장하는 흑백영화들은 단순하게 흑백으로 나눠진 영화처럼 집 안과 밖으로 나눠져 있는 애나의 생활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스토리 안에서 애나가 목격하게 되는 살인사건에 대한 진술과 담당 형사, 그리고 살해당한 제인이 다른 여자 제인으로 등장하면서 관객을 혼란으로 끌고 들어간다. 결국 약물의 부작용인 환각과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의 환상을 본 것에 불과하다며 살인사건으로 신고한 사건을 그렇게 종결한다. 그렇게 환각으로 마무리되던 사건은 잠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첨부된 메일을 받으면서 다시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원작 책 표지

광장 공포증은 넓은 장소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신질환이다.

'광장'이라는 단어 때문에 '넓다'는 것이 중요한 트리거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상황에서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환경이나 상황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곳, 사람이 많은 곳, 밀폐된 공간, 탑승이나 하차가 어려운 운송 수단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발현되곤 한다. 만약 외출한 상태에서 어떤 트리거 때문에 발작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외부에 있을 때 발작을 걱정하게 되고, 광장 공포증으로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광장 공포증 환자의 75%는 공황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때문에 공황 장애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광장 공포증의 증상이 같이 호전되기도 한다. 공황 장애 증상이 없는 광장 공포증 환자, 즉 나머지 25% 정도의 환자는 치료 예후가 좋지 않아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고, 각종 합병증(알코올 의존증, 우울증 등)이 함께 나타난다. 

정신병력을 갖고 있는 사람의 지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정신병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디테일들이 많이 있다. 약을 제때 복용한지, 그렇지 않았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는 그 사람의 일상 능력. 약물의 부작용인지, 실제로 그런 장면과 상황을 목격한 것인지 헷갈리는 이야기들. 이런 상황들이 쌓여가면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견디기 힘든 경우들이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주변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어지는 경우에는 치료와 상담을 포기하는, 그래서 버텨내는 것을 포기해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들도 생긴다. 현대인은 누구나 어느 정도씩의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혼자 힘든 정도로 끝나는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티가 안 나는지 이런 차이이지 누구나 다 힘든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나만 해도 수면 장애가 있는 날이 많아 적절한 약물을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고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런 증상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을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사회와 열심히 싸우고 있는 사람이라는 시각이 있다면 이들이 생활하는데 더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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