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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어웨이, 깊은 우주가 주는 고요한 공포

by 무엇이든 읽음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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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어웨이 포스터

몰래 숨어든 밀항자, 스토어웨이

Stowaway는 밀항자라는 뜻이다. 배가 항구를 떠나 바다를 가로지를 때, 배라는 제한된 공간의 제한된 자원을 축내는 사람, 그 배의 여정을 몰래 함께 하는 사람이 바로 밀항자이다. 스토어웨이는 화성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떠나는 3인승 우주선에 엔지니어 마이클이 예상치 못한 승선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당장 생각해 볼 수 있는 스토리는 산소가 제한된 우주선의 3인분의 산소로 어떻게 4명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마이클이 올라가 있던 상부 선반에서 떨어지면서 이산화탄소 제거장치가 고장이 나버렸기 때문에, 이제 '산소'라는 제한된 자원의 양은 확정적이다. 결국 사람 한 명이 없어져야만, 나머지 세명의 생존과 임무 수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대원들은 마이클을 우주선 밖으로 보내 죽이기로 결정하지만, 조이는 열흘의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고민을 시작한다. 그때 우주선 밖에 있는 또 다른 우주선에서 산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이와 데이비드는 위험천만한 우주 유영을 시도한다. 산소통 2개를 발견하고 복귀하는 동안, 태양 폭풍이 밀려오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 당황하던 중 산소 한 통을 조이가 놓친다. 우주선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산소 한통을 채운다고 해도 3명만 살 수 있는 양의 산소만 확보한 상황인 것이다. 결국 팀원 중 가족 등 아무런 연고가 없는 조이가 다시 한번 산소를 구하기 위해서 우주 유영을 한 번 더 시도한다. 산소통을 확보하는데 조이가 성공하고, 산소통을 우주선으로 전달하는데도 성공한다. 그러나 또다시 밀어닥치는 태양폭풍에 조이는 방사선에 노출되고, 우주선 밖에서 조이는 깊은 어둠을 응시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누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가?

어떤 이유든 간에, 마이클은 우주선에 자신이 원하지 않게 승선한 사람이다. 이 사람 때문에 우주선의 이산화탄소 제거장치가 고장이 났고, 3인으로 제한된 양의 산소를 4명이 소비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캡틴은 2번의 우주 임무를 완수한 경험이 있는 유능한 팀장이었고, 조이와 데이비드는 각각 의사와 식물학자로 자신의 임무가 주어져 있는 대원들이었다. 이에 비해 스토어웨이인 마이클은 발사지원팀의 엔지니어로 우주에서 그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산소 부족과 이산화탄소 여과 장비를 고장 낸 장본인이었고, 조이와 데이비드가 산소를 구하러 우주 밖으로 나갔을 때에도 우주선 안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보면 잉여인간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마이클에서 산소를 찾아오라고 우주선 밖으로 내모는 것은 이 사람을 죽이는 결정일 수 있었다. 결국 조이와 데이비드가 위험을 무릅쓰고 우주선 밖을 다녀오고, 절반의 목표만 성공할 때에도, 마이클은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무용지물(?)인 마이클을 제거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네명 중 세명만 살 수 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많은 영화의 갈등 프레임이다

여러 영화를 보면서 갈등 프레임의 공통 틀을 알 수 있었다. 벤담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의 후생을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주장한 '공리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 역시도, 3명의 후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즉 3명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인 마이클을 제거하는 결정이 최초에 이루어진다. 특히 이 세명은 원래 화성에서의 임무 수행이 우주 탐사의 목적인, 즉 그들의 임무의 가치는 단순히 성공이냐 실패냐의 여부를 떠나서 거대한 부가가치를 가질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늘 '그게 나라면?'이라는 질문에서 그 앵글이 바뀐다. 이 영화의 마이클이 나였다면? 내가 그 우주선에서, 이 회사에서, 이 사회에서 마이클 같은 그런 존재였다면 그들의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을까? 또 그 마이클이 나였다면, 나를 위해서, 아니 그 4명의 구성원 모두를 위해서 우주선 밖으로 목숨을 걸고 나가는 조이와 데이비드를 보고만 있는 것 말도 다른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까? 자극적인 설정이나 대단한 반전은 없었지만, 깊은 우주의 어둠을 보면서 생각을 한 번 더 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역지사지야말로 어떤 생각과 결정을 할 때, 현명해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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