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더 웅장한 제목을 붙이고 있는 시리즈, 다음 이름은?
분노의 질주의 영화 원제목은 'the Fast and the Furious'이다. 직역하자면, '빠른 것, 맹렬한 것'인데 이걸 '분노의 질주'로 바꾼 것은 센스 있는 제목 짓기였다. 문제는 1편, 2편 이렇게 숫자를 늘려 가던 시리즈에 부제를 붙이면서 시작된다. 분노의 질주, 패스트 & 퓨리어스 2,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드,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로 스핀오프 작품을 제외하고는 점점 더 강렬한 단어를 찾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전편 '더 익스트림'에서는 핵잠수함과 극지방에서 대결을 펼쳤다. 당시에 '다음 편은 대체 뭘 하려고, 핵잠수함을 출연시키나' 했었는데, 이번 더 얼티메이트는 아예 차를 우주로 날려버린다. 이런 전개라면 'ultimate'를 써야 하는 게 맞긴 맞다. 다음 제목을 추리해보면 가능한 단어들로는 '그레이트', '베스트?', '슈프림?' 이런 것은 아니겠지. 점점 더 강도와 스케일을 더해야 하는 '분노의 질주' 특성상 2022년 개봉할 분노의 질주 10과 그 후에 나올 11에서의 제목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자동차를 타고 우주로 가버린 이번 편을 넘어서기 위해서, 10편과 11편에서는 어떤 장면을 만들어내야 할지 제작진들은 머리가 아프겠다.
존 시나,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스포츠 스타
이번 시리즈에서는 '존 시나(제이콥 역)'가 새로운 악역이자, 빈 디젤(도미닉 역)을 증오하는 동생으로 출연한다. 존 시나는 77년 생으로 WWE 월드 챔피언 레슬러로 거의 800일의 긴 기간을 타이틀을 방어해낸 선수다.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서 훈련을 하는 시간 외에 여가 시간에도 고중량 훈련을 하면서 보낸다고 하고 3대 600kg를 넘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훈훈한 외모에 185cm, 114kg의 거구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삐쩍 말라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이를 이겨내고자 운동에 매진해 강해지는 데 성공했다. 레슬러로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중에도 래퍼로 음반도 5 싱글, 5 피처링 등 발매했고, 범블비 등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거나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했다. 다만 행동이 너무 선한, 잘생기고 피지크 좋은 무적의 레슬링 선수라 역효과로 안티팬들이 급속도로 늘었는데, 그런 팬들마저 다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안티짓을 당하더라도 그들을 늘 보듬는 행보는 안티팬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늘 어린이 팬들과 어려운 상황의 팬들을 지키려고 애쓰고, 그런 그의 노력은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스포츠 스타 2위 (1위는 호날두, 4위는 김연아)에 올라있다.
한결같은 메시지, 가족의 소중함
'분노의 질주'의 스토리를 리뷰하는 블로그와 유튜브는 워낙 많으니 줄거리는 다루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모든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가족'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계속된다. 친동생이지만, 어릴 때의 사건으로 형제는 서로를 증오하는 사이였고, 의절하고 지내다가 마침내 적으로 만나게 된다. 동생(존 시나)은 형과 국가의 빌런으로 등장해서 영화 내내 도미닉의 팀을 괴롭힌다. 전 세계를 파괴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을 수 있는 무기를 제이콥은 탈취하고 그를 따라 세계 여기저기를 누비다가 마침내 도미닉과 화해(?)하고 싸이퍼와 다른 적들을 물리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역시나 가족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가족 같은 팀 멤버들이 죽 둘러앉아 '한 자리가 비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형과 화해를 한 제이콥을 위한 자리라고 생각했다. 마침 차 한 대가 집 앞에 도착해서 멈추면서 영화는 마친다. 당시에는 그 자동차에 당연히 제이콥이 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분노의 질주의 영원한 멤버, 폴 워커를 위한 자리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빈자리는 영원히 함께할, 그들의 가족인 폴 워커를 잊지 않는다는 의미로 비워진 자리라는 생각을 했다.
댓글